Antagonistic Monument

아마도 예술공간
2016. 6. 27 - 7. 24

참여작가 :
강태훈
권용주
김상돈
바리스 고크투르크 (Baris Gokturk)


강태훈의 작품 「잔여의 공간」은 시위와 투쟁의 현장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변용한 것이다. 작가는 당시의 상황을 직접 유추할 수 있는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그 상황에 놓여 있는 인민의 움직임을 느리게 포착한다. 시위와 투쟁의 격렬함 대신 과거는 유보된 흔적으로 제시되지만, 그것이 과거를 추억하거나 기억하는 것일 수만은 없다. 그가 천착한 인민의 에너지는 여전히 현재화할 수 있고/있어야 할 주체적인 정신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인민은 운동의 수많은 실패를 통해 모순을 경험했고, 문제를 풀어내는 것도 인민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영상과 사진이 투사된 복수의 시점, 즉 천장에 매달린 여러 유리-스크린은 역사적 사건의 차이를 담아내면서도, 그럼에도 그것들을 보유한 인민의 경험을 하나의 통일체로 엮어낸다. 인민은 결코 단수 혹은 다수의 문제는 아니다. 계급적인 자각이 없다면, 인민은 단지 대중 혹은 개인에 귀속될 뿐이다. 그가 구원하고자 했던 역사, 사건은 단순하게 인민의 힘이 존재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민의 존재를 개념화하고, 이를 현재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신양희 (큐레이터 | 아마도 예술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