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희극 속에서의 재단된 환상들
우리는 안팎으로 헤게모니를 행사하던 이데올로기적 내러티브가 약화된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살고 있다. 사회가 그동안 지켜왔던 상징체계는 점점 파괴되고 있으며, 고도의 압축 성장에 따른 욕망과 좌절, 적대들이 현실에서 표출된다. 경제적 팽창은 체제 내적으로 더 이상 불가능하고, 거세당한 욕망의 외설적인 초자아의 환상이 현실을 뒤덮고 있다. 또한 생태적 파괴와 고통으로 얼룩진 생활은 분명 혼란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경제보고서는 ‘재정적으로 건전한’ 국가라고 발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시에 소개된 일련의 작업들은 최근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과 징후들, 소금을 먹여 자식을 죽인 범죄사건, 분단 현실에 대한 불안, 언론과 문화 통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외설적인 집단적 판타지,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역사 왜곡 그리고 비극에서 참혹한 희극으로 이행된 정치 상황 등 사회 전반적인 무의식과 함께 개인적으로 경험(가령, 벌초와 같은)하고 인지한 현실을 상징과 은유, 병치와 전치를 통해 재구성한 것이다. 이에 ‘거꾸로 뒤집히고, 완전하지 못하고, 구멍이 나 있는 재현’으로 실재에 접근하고자 했다.
다수의 군용모포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은 1960년대에 부드럽고 다루기 쉬운 재료를 이용한 미술 작업들의 형태적 실험을 재전유하여 현재의 사회적 이데올로기 구조를 분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영점 상태에 있는 모포들의 최소한의 꿰맴(quilting)으로 나타난 형태로부터 우리가 의미를 인지하듯 이데올로기적 고정점은 떠다니는 기표를 꿰어 그 의미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이러한 꿰매기는 이데올로기적인 요소를 안정된 전체로 만들어 내고, 사회의 집단 환상을 만드는 구조와도 연결된다.
높이 매달린 군용모포는 불완전하고 ‘작은’ 주체들이 만들어낸 판타지의 불안정한 형상들로, 이것들이 모여 주체를 매끄럽게 호명하지 못하도록 대타자의 형상처럼 늘어져 있고, 그 내부는 텅 빈 공백들이 입을 벌리고 있을 뿐이다. 이들이 모여 하나의 집단을 이루지만 결국 ‘큰’ 주체는 판타지로 포장된 각기 다른 상징의 조합으로만 기능한다. 그리고 부유하는 듯한 기괴한 유령들 아래에는, 소금으로 높게 쌓인 ‘고봉밥’이 초현실적으로 놓여 있다. 이는 개인 차원의 적대가 전치된 도착적인 방식과 참혹함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과 인간 심연의 괴물성에 대한 발언이다.
한쪽 벽면에 투사된 영상 〈벌초〉는 벌초하는 장면과 지나간 혁명의 모습들을 반복해서 돌아가는 제초기에 오버랩한 것이다. 사운드가 제거된 초반 화면에선 사운드가 시각화되어 나타나고, 후반부 화면이 검은 공백 상태로 뒤덮일 때 예초기의 기계음이 교차하여 울리기 시작한다. 이 영상은 관객의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죽은 조상이 호명하는 착한 후손이 되기 위한 전통의 수행과 정치적 올바름의 호명에 놓인 혼돈 상황일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 혁명적 가능성을 제거하는 음모론으로, 역으로 반공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환상을 상연해주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다. 또 자연과 인간의 대립으로 해석하는 것 등도 가능하다.
변화하는 것은 지각된 대상들이나 사물들의 상태인 것이 아니라 지각된 사물들의 상태를 끔찍하게 보이게 하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라캉에 따르면 직접적인 동물적 생명-경험 위로 인간세계를 고양하는 것은 ‘맹목적’이고 무의미하며 자동적인 반복운동 속에 있는 기계이다. 구성적으로 ‘어긋난’ 인간이라는 정치적 함축은 근본적으로 양가적이다. 그리고 이것은 ‘부유하는 기표’로 기능한다.
사물들의 진정한 본성을 보려면 환상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데올로기 안에 있다. 우리의 자연적인 시선이 이데올로기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가능성은 환상 구성체에 존속하는 그것의 ‘대상적’ 잔여 속에서 제 자신을 ‘인식’하고 재단된 환상들을 어떻게, 어떤 환상으로 바꾸느냐에 달려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altered illusions of cruel comedy
We live in circumstances of critically weakened ideological narratives in hegemony. The symbolic system of our society has been destroyed, and desires, frustrations, and antagonism of the rapid growth are expressed in reality. The expansion of economy is no longer available as internal system, and the reality is covered with indecent super-ego of emasculated desire. Also destruction of the ecosystem and painful lives are surely placed in chaos but economy reports declare ‘Financially healthy nation’.
The series of work presented in the exhibition are reconstructed recent events of our reality and after effects of them, the crime of a parent killed their own child by feeding salt, anxiety towards division, controlled of culture and media, the suggestive and collective fantasy, distortion of history and political environments of tragedy, unconscious experiments of individuals all over the society, through symbolizing, metaphor and juxtaposition. ‘Reproduced of reversed, unperfected with holes’ are used to reach the reality.
The installation of army blankets is an analyzation of contemporary social ideological system by re-appropriation of morphological experiment using 1960s art trends which handled some soft and easy materials. For example, like the viewers recognize the meanings from the form that was made from the quilting of blankets in the original state,the ideological anchor point take a role as a fixer of floating symbol to the meaning. Namely, these quilting bring ideological elements to the stabilized whole, and are connected to the constructions that make unified social fantasy.
Highly hung army blankets are incomplete and ‘small’ subjects made imperfect forms of fantasy, those gathered in forms of the others, insides are vacant as if they open their mouths. They are gathered to make one group but at the end, the ‘big’ subject function only as the combination of each different symbols of fantasy. Under the floating ghostyfigures, there are ‘Gobongbob’ with highly piled salts placed surrealistically. This declares the questions towards human as being and individualized antagonism displaced with settled methods, and abnormality of human in deep.
The film work on one wall called <mowing> has images of overlapping mowing action and revolutionary events in history. At the beginning of the film, starts as muted sound becomes visualized, and towards the end, the screen faded away and stay solid black while the sound of machine plays. This work can be read as many different points depending on viewers. It could become a circumstances of worshiping ancestors by act in morality of politics and traditions. From the other point of view, as conspiracy to eliminate the possibilities of revolution, to propose their fantasy to people captured with ideology of anti-communist. Also, it could be comprehended as conflict between nature and human.
Transforming objects are not recognized materials, but they are focused on making objects to look terrible. According to Lacan, promoting human life over direct animal lives, experience is ‘reckless’ and meaningless, automatic repetitive machine. The political implication which structurally ‘dislocated’ human is ambivalent. And this functions as ‘floating method’.
To see the nature of objects, needed illusion, fundamentally we are located in ideology. If we admit that our natural site is ideological, possibility might depends on the ‘perception’ of one’s self in the remainder of ‘subject’ that comprised in the structure of fantasy, and how and what to change into.
Kang Tae Hun
우리는 안팎으로 헤게모니를 행사하던 이데올로기적 내러티브가 약화된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살고 있다. 사회가 그동안 지켜왔던 상징체계는 점점 파괴되고 있으며, 고도의 압축 성장에 따른 욕망과 좌절, 적대들이 현실에서 표출된다. 경제적 팽창은 체제 내적으로 더 이상 불가능하고, 거세당한 욕망의 외설적인 초자아의 환상이 현실을 뒤덮고 있다. 또한 생태적 파괴와 고통으로 얼룩진 생활은 분명 혼란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경제보고서는 ‘재정적으로 건전한’ 국가라고 발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시에 소개된 일련의 작업들은 최근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과 징후들, 소금을 먹여 자식을 죽인 범죄사건, 분단 현실에 대한 불안, 언론과 문화 통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외설적인 집단적 판타지,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역사 왜곡 그리고 비극에서 참혹한 희극으로 이행된 정치 상황 등 사회 전반적인 무의식과 함께 개인적으로 경험(가령, 벌초와 같은)하고 인지한 현실을 상징과 은유, 병치와 전치를 통해 재구성한 것이다. 이에 ‘거꾸로 뒤집히고, 완전하지 못하고, 구멍이 나 있는 재현’으로 실재에 접근하고자 했다.
다수의 군용모포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은 1960년대에 부드럽고 다루기 쉬운 재료를 이용한 미술 작업들의 형태적 실험을 재전유하여 현재의 사회적 이데올로기 구조를 분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영점 상태에 있는 모포들의 최소한의 꿰맴(quilting)으로 나타난 형태로부터 우리가 의미를 인지하듯 이데올로기적 고정점은 떠다니는 기표를 꿰어 그 의미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이러한 꿰매기는 이데올로기적인 요소를 안정된 전체로 만들어 내고, 사회의 집단 환상을 만드는 구조와도 연결된다.
높이 매달린 군용모포는 불완전하고 ‘작은’ 주체들이 만들어낸 판타지의 불안정한 형상들로, 이것들이 모여 주체를 매끄럽게 호명하지 못하도록 대타자의 형상처럼 늘어져 있고, 그 내부는 텅 빈 공백들이 입을 벌리고 있을 뿐이다. 이들이 모여 하나의 집단을 이루지만 결국 ‘큰’ 주체는 판타지로 포장된 각기 다른 상징의 조합으로만 기능한다. 그리고 부유하는 듯한 기괴한 유령들 아래에는, 소금으로 높게 쌓인 ‘고봉밥’이 초현실적으로 놓여 있다. 이는 개인 차원의 적대가 전치된 도착적인 방식과 참혹함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과 인간 심연의 괴물성에 대한 발언이다.
한쪽 벽면에 투사된 영상 〈벌초〉는 벌초하는 장면과 지나간 혁명의 모습들을 반복해서 돌아가는 제초기에 오버랩한 것이다. 사운드가 제거된 초반 화면에선 사운드가 시각화되어 나타나고, 후반부 화면이 검은 공백 상태로 뒤덮일 때 예초기의 기계음이 교차하여 울리기 시작한다. 이 영상은 관객의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죽은 조상이 호명하는 착한 후손이 되기 위한 전통의 수행과 정치적 올바름의 호명에 놓인 혼돈 상황일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 혁명적 가능성을 제거하는 음모론으로, 역으로 반공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환상을 상연해주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다. 또 자연과 인간의 대립으로 해석하는 것 등도 가능하다.
변화하는 것은 지각된 대상들이나 사물들의 상태인 것이 아니라 지각된 사물들의 상태를 끔찍하게 보이게 하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라캉에 따르면 직접적인 동물적 생명-경험 위로 인간세계를 고양하는 것은 ‘맹목적’이고 무의미하며 자동적인 반복운동 속에 있는 기계이다. 구성적으로 ‘어긋난’ 인간이라는 정치적 함축은 근본적으로 양가적이다. 그리고 이것은 ‘부유하는 기표’로 기능한다.
사물들의 진정한 본성을 보려면 환상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데올로기 안에 있다. 우리의 자연적인 시선이 이데올로기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가능성은 환상 구성체에 존속하는 그것의 ‘대상적’ 잔여 속에서 제 자신을 ‘인식’하고 재단된 환상들을 어떻게, 어떤 환상으로 바꾸느냐에 달려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altered illusions of cruel comedy
We live in circumstances of critically weakened ideological narratives in hegemony. The symbolic system of our society has been destroyed, and desires, frustrations, and antagonism of the rapid growth are expressed in reality. The expansion of economy is no longer available as internal system, and the reality is covered with indecent super-ego of emasculated desire. Also destruction of the ecosystem and painful lives are surely placed in chaos but economy reports declare ‘Financially healthy nation’.
The series of work presented in the exhibition are reconstructed recent events of our reality and after effects of them, the crime of a parent killed their own child by feeding salt, anxiety towards division, controlled of culture and media, the suggestive and collective fantasy, distortion of history and political environments of tragedy, unconscious experiments of individuals all over the society, through symbolizing, metaphor and juxtaposition. ‘Reproduced of reversed, unperfected with holes’ are used to reach the reality.
The installation of army blankets is an analyzation of contemporary social ideological system by re-appropriation of morphological experiment using 1960s art trends which handled some soft and easy materials. For example, like the viewers recognize the meanings from the form that was made from the quilting of blankets in the original state,the ideological anchor point take a role as a fixer of floating symbol to the meaning. Namely, these quilting bring ideological elements to the stabilized whole, and are connected to the constructions that make unified social fantasy.
Highly hung army blankets are incomplete and ‘small’ subjects made imperfect forms of fantasy, those gathered in forms of the others, insides are vacant as if they open their mouths. They are gathered to make one group but at the end, the ‘big’ subject function only as the combination of each different symbols of fantasy. Under the floating ghostyfigures, there are ‘Gobongbob’ with highly piled salts placed surrealistically. This declares the questions towards human as being and individualized antagonism displaced with settled methods, and abnormality of human in deep.
The film work on one wall called <mowing> has images of overlapping mowing action and revolutionary events in history. At the beginning of the film, starts as muted sound becomes visualized, and towards the end, the screen faded away and stay solid black while the sound of machine plays. This work can be read as many different points depending on viewers. It could become a circumstances of worshiping ancestors by act in morality of politics and traditions. From the other point of view, as conspiracy to eliminate the possibilities of revolution, to propose their fantasy to people captured with ideology of anti-communist. Also, it could be comprehended as conflict between nature and human.
Transforming objects are not recognized materials, but they are focused on making objects to look terrible. According to Lacan, promoting human life over direct animal lives, experience is ‘reckless’ and meaningless, automatic repetitive machine. The political implication which structurally ‘dislocated’ human is ambivalent. And this functions as ‘floating method’.
To see the nature of objects, needed illusion, fundamentally we are located in ideology. If we admit that our natural site is ideological, possibility might depends on the ‘perception’ of one’s self in the remainder of ‘subject’ that comprised in the structure of fantasy, and how and what to change into.
Kang Tae Hun